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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우 작가의 신간 소설이 출간됐다.
올해는 아니고, 작년 12월인가 11월 말인가 나온 책이다. 인터넷 서점에서 표지만 봤을 때 느낀 포스는 정말 강렬했다. 술에 취한 듯, 약에 취한 듯 흔들리는 얼굴.
그림을 보고 있는 내가 흔들리는 게 아닐까 하는 착각이 잠시 들었다.
하지만 실제로 손에 쥔 이 책의 느낌은 '작고 예쁘다'는 거였다
커버를 벗겨 내면 빨간 양장본이 있는데 쪽수는 150페이지 정도에 판형도 작아서 2~3일 정도면 읽을 수 있다.
● 대략의 줄거리는 이렇다.
스물아홉의 대학원생인 '나'는 인구 3만의 민통선 근처 소도시에 간다.
살기 위해서인지, 죽기 위해서인지 본인도 무어라고 단정할 수 없는 이유로 소도시에 도착한 주인공은 '나그네여인숙'이라는 싸구려 여관에 짐을 풀고 들어앉아 하루하루 소일한다. 사실 주인공이 그곳에 온 이유는 자신과 어머니를 버리고 떠난 아버지를 찾기 위함이었고, 조금씩 기억 속에서 잊혀진 아버지를 찾아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게 되는데......
● 작가 특유의 깊은 사색이 드러나는 문장과 철학적인 관점이 돋보인다.
'아들'의 입장에 있는 남자라면 한 번쯤 적극적으로든 소극적으로든 마음속에서 갈등을 겪었을 법한 문제 - 아버지. 작가는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를 예민한 의식으로 탐구한다. 아버지는 무엇이고, 아들은 무엇인가. 아버지에게 아들은 무엇이고, 아들에게 아버지는 무엇인가. 쉽지 않은 질문이다. 몇 세대가 지나더라도 풀지 못할 어려운 질문에 도전하고 있다.
● 아쉬운 점은...... 분량이 좀 짧다는 것이다. 캐릭터가 생명을 얻을 때쯤 작품은 종반부에 다다른다. 계간지 '자음과모음'에 1년 동안 연재되던 것이라고 하는데, 연재 중에 무슨 문제가 있었던 건지 이렇게 얇은 꼴로 출간 됐다. 자음과모음은 요즘 눈여겨 보고 있는 문학잡지이다. 의욕적으로 작가들을 발굴하고 장편 연재소설, 미니픽션, 엽편소설 등 지금껏 다른 계간지에서 하지 않았거나 소극적이었던 시도를 과감히 진행하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문제는 역시, 독자들의 관심이다. 마케팅 파워를 받은 베스트셀러로 이목이 집중되는 독자군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소위 문학 계간지는, 힘들다. 힘들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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